1. 콜버그의 도덕성 발달단계론이란?
미국 출신의 인지심리학자 로렌스 콜버그(Lawrence Kohlberg, 1927~1987)는 피아제(Piaget)의 도덕성 발달이론을 한층 더 정교화하고 확장시킨 학자입니다. 피아제가 아동의 도덕성 발달을 주로 연구했다면, 콜버그는 이를 성인기까지 확대하여 도덕성 발달단계를 체계화했습니다.
콜버그는 영국의 학자 존 듀이(John Dewey)와 피아제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도덕성이란 인지발달과 마찬가지로 정해진 순서에 따라 발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하인츠 딜레마(Heinz dilemma)’와 같은 도덕적 갈등 상황을 제시하고, 사람들이 왜 그런 판단을 내렸는지 그 ‘이유’를 분석하여 도덕성 발달을 3수준 6단계로 구분했습니다.
💡 하인츠 딜레마(Heinz Dilemma)란?
아픈 아내를 살리기 위해 비싼 약값을 감당하지 못한 하인츠가 약방의 문을 부수고 약을 훔친 사건입니다. “하인츠는 약을 훔쳐야 했을까요?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도덕 단계를 나눕니다.
2. 도덕성 발달의 3수준 6단계

1) 전인습 수준 (Pre-conventional level, 10세 이전)
사회의 인습이나 규칙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시기입니다. 이 수준의 아동은 자신에게 미치는 결과(보상이나 처벌)나 권위자의 힘을 기준으로 도덕적 판단을 내리는 자아중심적 특징을 보입니다.
1단계: 처벌과 복종 지향 (Punishment and obedience orientation)
도덕적 결정을 내릴 때 단순한 신체적, 물리적 힘에 기초를 두는 단계입니다. 규칙은 권위자(부모, 교사 등)가 강요하는 것이며, 규칙을 지키는 이유는 ‘벌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2단계: 개인적 쾌락주의 지향 (Self-interest desire orientation)
자신이나 타인의 욕구 충족 여부를 기준으로 도덕적 판단을 내리는 단계입니다. 즉, “네가 나에게 무언가를 주면, 나도 너에게 무언가를 준다”는 시장교환의 단계(market exchange stage)라고도 불립니다. 여전히 자아중심적이지만 상대방의 입장도 고려하기 시작합니다.
2) 인습 수준 (Conventional level, 11~19세)
이기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고려하는 사회 지향적(social orientation) 도덕성으로 발전하는 시기입니다. 이 수준의 청소년과 성인은 사회의 질서, 가족의 기대, 법률의 준수 자체를 가치 있게 여깁니다.
3단계: 대인관계 조화 지향 (Interpersonal concordance orientation)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주고 타인에게 인정받는 행동을 지향하는 단계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을 중시하며, 흔히 ‘착한 소년-소녀 지향(good boy-nice girl orientation)’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다수의 대중이 기대하는 상동적인 이미지에 동조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4단계: 법과 질서준수 지향 (Law and order orientation)
의무를 행사하는 권위에 대한 존경심을 나타내며, 사회 질서 자체를 유지하는 것을 중시하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 속한 사람은 “법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믿으며, 예외적인 상황(예: 급한 환자 이송)에서도 교통신호를 위반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합니다.
3) 후인습 수준 (Post-conventional level, 성인기의 10% 미만)
도덕성 발달의 가장 진보된 수준으로, 개인의 양심과 보편적인 도덕 원리에 따라 행동을 판단합니다. 콜버그는 성인 중에서도 극소수만이 이 수준에 도달한다고 보았습니다.
5단계: 사회계약 지향 (Social contract orientation)
법과 제도는 사람들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합의된 ‘계약’이라고 생각하는 단계입니다. 따라서 법은 절대불변의 것이 아니며, 다수의 이익이나 합리성에 위배될 경우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변경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6단계: 보편적 도덕원리 지향 (Universal morality principle orientation)
사회적 규칙을 넘어서, 스스로 선택한 보편적인 도덕 원리(생명의 존엄성, 정의, 평등 등)와 양심에 따라 선악을 판단하는 최고 단계입니다. 칸트(Kant)의 정언명령과 같이 구체적인 규칙을 초월하는 추상적이고 보편적인 원칙을 따릅니다.
현직 교사의 시선
사실 성인들도 5단계를 넘어 6단계까지 도달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이 6단계를 안내하는 것 만으로도 학생들의 태도가 6단계를 향해보려 노력한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입니다. 서로 다른 단계의 학생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갈등상황에서 왜 그랬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이해하지 못하는 차원에 대하여 인지 부조화가 생길지언정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게 되지요. 그래서 저는 교실에 콜벅의 도덕성 6단계를 항상 게시해둡니다. 교실 게시판에 붙여둔 6단계 표를 보며, 친구와 싸운 아이들이 스스로 ‘나는 지금 몇 단계지?’라고 되묻는 모습을 볼 때 교사로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앞서 나왔던 하인츠 딜레마 답변 예시입니다.

콜버그는 아이의 현재 단계보다 딱 한 단계 높은 논리를 제시할 때 가장 교육 효과가 크다고 했습니다. 1단계(벌)에 있는 아이에게 갑자기 5단계(사회계약)를 설명하기보다, 2단계(보상과 교환)의 논리로 접근해 보세요. 2단계(개인적 쾌락주의) 수준에서 도덕적 사고를 하고 있는 아이에게는. 나무라기보다는, 3단계(대인관계)의 논리인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나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 대해 질문을 던져보세요. 아이의 도덕적 추론 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아주 좋은 비계 설정(Scaffolding)이 된답니다.
📌 콜버그 도덕성 발달이론 3줄 요약
- 도덕성은 ‘처벌’에서 시작해 ‘양심’의 단계로 발달한다.
- 중요한 것은 행동의 결과가 아니라 선택의 ‘이유’이다.
- 아이의 단계를 파악하고 ‘+1 단계’의 자극을 주는 것이 교육의 핵심이다.
3. 이론의 시사점과 한계점
콜버그의 이론은 도덕성 발달을 인지적 관점에서 설명함으로써, 교육 현장에서 도덕적 추론 능력을 기르는 ‘토론식 수업’의 중요성을 입증했습니다. 학생들의 현재 발달 단계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도덕적 갈등 상황을 제시하여 토론하게 함으로써 도덕성 발달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도덕적 판단(생각)이 곧 도덕적 행동(실천)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 그리고 남성을 중심으로 연구되어 여성의 도덕성을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비판(길리건의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콜버그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다면- 위키백과 로렌스 콜버그